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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니스

 

너무 피곤해서 호스텔에서 한숨 자려고 했으나, 오전에 도착했기에 시끌벅적한 호스텔에서 도저히 잘 수 없었습니다.

카운터에 대충 짐만 두고 바닷가를 구경하러 나왔습니다.

 

 

숙소에서 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해변가 입니다. 아직 아침이라 사람이 많이 없습니다.

해변가를 따라 쭈욱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어 있어, 조깅하는 사람도 많고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습니다.

 

 

바다를 보고 있으니 피로가 다 날아가는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다 보니 해변가 주변 건물들은 화려한 호텔도 많고 명품샵도 많습니다.

 



 

호스텔에서는 비치타월을 빌려주므로 바닷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파라솔은 8유로면 대여할 수 있습니다.

 

혼자 갔기 때문에 사진기를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해변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누워있다 보니 어느새 15시쯤 되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호스텔 사진입니다.

에어콘도 시원하게 틀어주고, 방 안에 화장실도 있고 시설은 매우 쾌적합니다.

다만 3인실 룸에 남녀 혼숙이라 한국인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하긴 합니다.

 

 

근처 식당에서 밥이나 먹을까 했으나 입맛이 없어서 숙소 근처에 있는 까르푸로 갔습니다. 니스도 소규모 슈퍼보다는 SSM 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편의점 처럼 샌드위치 같은 즉석식품도 파는데 4시경 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매진되었습니다. 아마도 저처럼 돈없는 배낭여행객들이 많아서 다 사간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파스타를 사서 호스텔 주방에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파리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위해 니스에서는 돈을 좀 아끼기로 했습니다.

 

 

에비앙은 프랑스에서도 제일 비싼 물입니다.

 

프랑스는 독일과는 달리 탄산수가 아닌 일반 물도 많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저녁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해변가를 다시 구경하러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처럼 맥주 마시는 사람도 많고, 산책하는 사람, 물건을 파는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많습니다.

00시 쯤이었는데도 북적북적 합니다. 약 한시간 가량 시내를 걷다가 호스텔로 복귀하여 잠을 청했습니다.

 

8월 6일 (니스-칸)

 

아침에 니스-파리 직행 기차표를 발권하러 니스역으로 갔습니다. 당연히 직통열차가 있을 줄 알았으나, 자전거칸이 있는 열차는 없다고 합니다.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니 아마도 칸은 더 큰 도시니까 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기에 예정에도 없던 칸으로 가기로 했다.

니스에서 하루 더 묵으려고 했는데 아쉬웠습니다.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재빨리 짐을 챙겨 출발했습니다.

 

 

프랑스의 자전거 도로 입니다.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칸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아니었습니다.

니스 행정구역이 끝나는 지점까지만 자전거 도로가 되어있고 이후는 조금 위험하지만 공용도로도 갓길을 이용해야 합니다.

 

 

니스도 이렇게 공공 자전거 대여가 가능합니다.

정류장은 많지 않았습니다.

 



칸으로 황급히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해변가를 따라 쭉 달렸습니다.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사람도 보이고

 

 

남 프랑스의 느낌이 흠씬 나는 아파트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도 있습니다.

 

저 멀리 성이 보이는 지점부터 니스 행정구역 끝자락 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따로 자전거 도로가 아니어서 갓길로 알아서 가야 합니다.

 

 


달리다 보니 길이 갑자기 끊기고 작은 성이 나타났습니다.

길을 물어보니 이 도시를 통과해서 가야 한다고 합니다.

칸 까지 조금만 더 가면 된다기에 안심하고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 마자 큰 시장이 열려 있습니다.


마을을 통과하는 길이 이렇게 미로처럼 복잡합니다.



어느덧 30분째 헤메기 시작했습니다. 건물 사이라 GPS도 안잡히고, 미로같은 골목을 계속 헤매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물어보고 나서야 

 

 

마을을 빠져나와 칸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덥기에 여기서 하루 잘까 생각했지만

파리에서의 계획이 촘촘히 짜져 있기에 힘을내서 더 달렸습니다.

 

 

출발한지 3시간 만에 드디어 칸에 도착 했습니다. 중간에 헤멘것을 감안하면 그리 먼 거리는 아닌듯 합니다.

유명한 관광지에 국제적인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라 그런지, 유동인구가 매우 많습니다.

 

 

칸 역입니다.

저 벽면엔 뤼미에르 형제 사진이 원래 걸려있어야 하는데 공사중이라 보지 못했습니다.

 

 

프랑스 철도청 사무실이 칸에 있어서 발권해주는 직원이 많이 있었습니다.

과연 표가 있을지 걱정을 안고 카운터로 갔습니다.

아직 수습이라고 적힌 이름표를 붙이고 있던 남자 직원은 대학교 때 한국인 친구가 많이 있었다며 매우 반가워 했습니다.

무려 15분 가량 직원들에게 물어보기까지 하며, 자전거를 가지고 파리로 갈 수 있는 야간열차를 구해주었습니다.

오늘 저녁 8시에 출발하여 내일 아침 7시에 도착하는 야간열차 입니다.

무려 20만원 가까이 했지만 다행이 파리행 표를 구해서 좋았고 친절히 도와준 직원에게도 매우 고마웠습니다.

 

 

표도 구했으니 안심이 되어 역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 들어 갔습니다.

 



 

돼지고기 스테이크에 아이스크림 까지 17유로나 했으나,

니스에서 비용을 아끼기도 했고 표를 구했다는 성취감에 과감히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8시간 이 남기에 자전거를 타고 칸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여유가 느껴지는 백사장.

 

 

 

까르프 광고, 유유히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8시가 되었습니다.

 

역에서 저녁겸 먹은 조각 케이크. 매우 맛있었습니다.

 

기차를 타보니 이렇게 자전거를 묶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야간기차이기 때문에 침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아늑했고, 6명이 자도록 되어 있는데 운이 좋게도 단독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물, 귀마게, 물티슈 등등 어지간한 어메니티는 모두 구비되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다 보니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것 같습니다.

열차안이었으나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이후 파리 여행부터는 사진기 메모리카드가 고장나서 사진이 모두 날아갔습니다.

아마도 다시 한번 가라는 계시인듯 합니다. 

 

또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행운이 올지 모르겠지만, 그날을 꿈꾸며 유럽 자전거 여행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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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1일차(8월 4일-5일) Munich-Zurich-Lucano-Milano-Ventimiglia-Nice

 

 

아침의 뮌헨역 풍경입니다.

늦을까봐 6시 40분쯤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많습니다. 숙소를 못잡았는지 역에서 자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탑승장 번호가 수시로 바뀌어서 표를 잘 보고 타야합니다.

저도 출발 10분전에 갑자기 번호가 바뀌어서 하마터면 놓칠 뻔 했습니다.

 

 

 

드디어 출발.

장장 24시간이 넘는 프랑스로의 기차 여행입니다.

독일 열차는 지정좌석제가 아니어서 아무 자리나 등급에 맞추어 앉으면 됩니다.

 

사진의 좌석은 1등석 이었습니다.

자리도 넓고 사람이 없길래 앉아있었더니 차장이 표 검사하면서 2등석 표라고 정중히 말해주어 자리를 옮겨야 했습니다.

 

자전거는 자전거 탑재칸에 정육점에 고기 걸듯이 바퀴를 위로해서 걸고 타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와 같이 탑승하기 때문에 눈치 보이지 않습니다.

 

 

 

중간에 스위스를 가로지르는데, 알프스 산맥을 굽이굽이 돌아 가는 풍경에 넋을 잃었습니다.

 

 

 

오후 1시가 되서야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에 도착 했습니다.

슬슬 이탈리아 말도 들리고 국경 느낌이 납니다.

 

내려서 갈아타는 동안 간단히 점심이나 먹을겸 역앞에서 빵과 음료를 하나 샀습니다.

스위스는 자국 화페를 쓰는데 유로화도 받습니다.

 

물가가 비싸다고 하더니 슈퍼 도넛 2개와 음료수가 8천원 정도였습니다.

 

 

바다인지 호수인지 헷갈릴 큰 호수와 치아소역을 거쳐

 

 

 

밀라노에 도착했습니다. 역도 웅장하고 사람도 매우 많습니다.

 

기차 시간이 맞지 않아 여기서 2시간 가량 대기를 해야 합니다. 저녁도 먹고 시내구경도 하기로 했습니다.

 

 



 

 

밀라노 시내 풍경.

시내에 두오모 성당을 구경하려고 나섰으나 10분만에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오래된 도시라 그런지 로터리-로터리-로터리 구조로 이루어져서,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국경을 지나느라 휴대폰을 개통하지 않아서 지도를 볼 수도 없고, 한참 헤메다가 시내구경은 결국 포기했습니다.

 

 

 

 

밀라노 역에 있는 피자집.

본토 피자는 먹고 가야겠다 싶어서 피자집을 찾아갔습니다. 한 조각에 3유로로 정말 맛있었습니다.

 

 

 

오후 7시가 되서야 밀라노와 프랑스의 국경으로 출발.

이탈리아의 시골로 가는 기차라 그런지 기차 시설이 무궁화호 급으로 낮아 졌습니다.

따로 자전거를 싣는 칸도 없고 입구도 좁아서 자전거를 실을때 꽤나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달리고 달려 12시에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인 Ventimiglia 역에 도착했습니다.

다음차는 아침 6시에나 있어서 6시간동안 여기서 대기해야 합니다.

완전 시골이라 숙소도 없고, 흔한 편의점도 없습니다. 

 

노숙하기로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역안에 자리를 잡고 다들 일찌감치 누웠습니다.

 



 

 

그래서 구석에 자리를 잡고 누웠습니다. 자전거를 도난당할까봐 겁도 났지만 너무 피곤하기에 한 팔은 자전거 자전거 가까이에 두고 눈을 붙였습니다.

 

 

 

드디서 날이 밝았습니다.

정확히 6시에 플랫폼에 니스행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코트뒤다쥐르 지역을 운행하는 열차인데 유명 관광지를 운행하는 열차라 그런지,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지금껏 탓던 열차중에 제일 내부 시설이 좋습니다. 차장들도 모두 빵모자를 착용하고 손님을 맞이 합니다.

 

 

 

그렇게 또 다시 2시간 가량을 달려 드디어 니스역에 도착 했습니다.

 

빨리 지중해를 보러가고 싶지만 너무 피곤해서 일단 예약해둔 호스텔로 가기로 합니다.

 

니스에는 아무리 찾아도 캠핑장이 없길래 바닷가와 가까운 호스텔로 예약을 했습니다.

호스텔 천국이라 그런지 4인실이 4만원 정도로 매우 저렴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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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0일차(8월 3일) Landsberg am Lech-Hohenfurch-Schongau-Peiting-Steingaden-Halblech-Schwangau-Fussen

 

당일: 88km+a / 누적: 460km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행하고 처음으로 허벅지에 근육통이 왔습니다.

30분동안 누워서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퓌센 중간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로만틱 가도를 마무리 지을까 아니면 하루 더 쉬었다가 갈까.

 

큰맘 먹고 온 여행, 중간에 기차를 타면 나중에 아쉬울 것 같아 끝까지 자전거를 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틀에 나눠서 가기도 애매하고 퓌센까지 하루만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파스타 새것 한봉지를 다 끓여서 반은 아침에 먹고 반은 점심도시락으로 준비했습니다.

어제 점심에 과일만 먹고 힘이 모자란 경험이 있어서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짐을 싸고 출발하려는데 옆 텐트에 영국인이 말을 걸어 왔다. 

자기도 자전거 여행을 좋아한다며, 좋은 자전거 탄다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왜 한국인들은 팔이랑 다리에 토시를 차냐고 물어 봤습니다. 

기능성이 어쩌고 저쩌고 햇볕도 막아줘서 시원하다고 대답해 줬는데, 자기가 보기엔 약간 이상한 것 같다고 평을 하고 갔습니다.

 

 

 

문제의 쫄쫄이 바지.

일착을 권해보고 싶다.

 

 

 

오늘도 역시나 청명한 날씨 입니다.

달리다 보니 다시 또 힘이 납니다.

포기하고 기차를 타고 갔으면 후회할뻔 했습니다.

 

레히 강가에서 만난 동상.

보리를 들고 있는 걸 보니 아마 추수와 관련된 위인이 아닐지...

 

남부로 내려올 수록 소가 많이 보입니다.

자유롭게 방목되는 소들...

 

저 멀리 알프스 산맥이 보입니다.

남쪽으로 거의 다 왔다는 증거 입니다.

 



 

초록 물빛이 아름다운 레히강에 12시쯤 도착했다.

물은 꾀나 깊어보여서 들어갈 엄두는 못내고 한적한 곳에 앉아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점 가까워 지는 알프스 산맥.



어느덧 퓌센까지 13km 밖에 안남은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빨리 온데는 이유가 있는데..

점심을 먹고 일어날즈음 한 독일인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젊었을적 자전거로 유럽을 여행하셨다는 할아버지는 자전거 여행자들을 보면 신이 난다고 하십니다. 아까 레히 강에서 여기 퓌센까지는 정식 루트로 오면 볼 것도 없고 차가 많아서 위험하다고 하시며 경치도 좋고 거리도 조금 단축시킬 수 있는 길을 알고 있다고 따라오라고 하시더니, 무려 1시간 30분 동안이나 같이 달려주셨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도 이렇게 퓌센까지 쉽게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산쪽으로 오니 패러글라이딩을 정말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큰맘먹고 나도 해볼까 해서 물어 봤는데, 비싸기도 하고 미리 예약을 해야 한대서 포기 했습니다.

 


달리다 보니 로만틱 가도의 하이라이트!

대망의 노반슈타인 성이 멀리서 보입니다.

디즈니 성의 모태가 된 성이라는 노반슈타인성은 한해에도 수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독일의 명소중 하나입니다.

 

 

 

멀리서 부터 성만 보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가까이 와보니 안올라가볼 수가 없어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성을 올라가는 방법은 버스, 마차, 도보 세가지 방법이 있는데 자전거를 관광객이 많은 곳에 그냥 둘 수 없기에 끌고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큰 실수일 줄이야....

가파른 산길을 35분 가량 올라야 되는데 경사가 너무 심했습니다.

지나가던 외국인들은 연신 엄지를 치켜세우는데 진이 빠져 주저앉고 싶었습니다.

 

 

 

겨우 겨우 올라서 드디어 성 후면 정상에 도달했습니다. 

한폭의 그림같은 성입니다. 

 

 

 

성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스팟인 다리에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성 가까이 보니 더욱 웅장합니다.

성 안에 들어가려면 입구에서 표를 샀어야 되는데 깜빡하고 안사서 아쉽게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로만틱 가도의 종착지로 출발!



드디어 로만틱 가도의 끝점인 퓌센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관광센터는 문을 닫았지만 그 앞 분수에서 인증샷.



그리고 퓌센에 있는 빨간 우체통에서 인증샷.

 

 

장장 약 460Km의 대장정을 달려왔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보다 조금 더 먼 거리.

처음 한 자전거 여행인데 무탈하게 달려와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표지 판을 보고 있자니 지난 자전거 여행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시각은 오후 4시.

더이상 갈데도 없고 하룻밤 묵어가기도 아쉬운 시간이라 원래 계획했던 대로 지중해를 보러 프랑스 니스로 바로 가기로 했습니다.

 

퓌센 역에 도착해서 표를 사려고 보니 인터넷에서 조사한 바와는 다르게 직항은 없다고 합니다.

스위스를 거쳐서 가야되는데 주말이고 사전에 예약을 안해서 스위스 가는 것도 발권이 안된다고 합니다.

 

내일도 일요일이라 예매를 할 수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하나 한참 고민했는데 큰 역으로 가면 예매가 가능하다고 하길래 퓌센에서 가장 가장 큰 역인 뮌헨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뮌헨 가는길.

자전거타고 왔던 길을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가려니 웬지 허무합니다.

(참고로 뮌헨의 본토 발음은 무니크 뮌헨이라고 하니 아무도 못알아 들어서 고생했습니다)

 

 

예정에도 없던 뮌헨에 도착.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우선은 표부터 발권하러 갔습니다. 

 

 

 

니스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간다고 하니 조금 난감해 했습니다.

쉽지 않을거라 하며 한 10분간 컴퓨터를 들여다 보더니 많이 갈아탈 것은 각오를 하라고 합니다. 

결국 표를 끊어보니 표 갯수대로 4번을 갈아타고 꼬박 24시간이 걸립니다.

 

뮌헨-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의 일정.

유일한 방법이라길래 그냥 발권했습니다.

니스를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차 출발시각은 내일 새벽이라

역 근처에서 제일 싼 방을 잡았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정말 작은 유럽식 방이었습니다.

내일은 기차를 갈아타느라 조금 힘들 것 같지만 니스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잠이 들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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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9일차(8월 2일) Augsburg-Friedberg-Landsberg am Lech

 

당일: 56km+a / 누적: 372km

 

여행중 가장 힘들었던 날입니다.

아우구스부르크 부터 란츠베르크 암 레히 구간은 로만틱 가도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구간 입니다.

그래서 자전거 표지판이 많이 없습니다.

 

휴대폰도 우리나라 같이 잘 터지지 않아서 A-GPS가 잘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위치를 잘 잡지 못합니다.

중간에 길을 헤메느라 지도상으로 이동한 거리보다 훨씬 많이 달렸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 중앙 트램 정류장



교외에 있는 빌라들

 

 

아우구스부르크를 벗어나는 길 입니다.

평범한 대도시의 아침입니다.

조금 늦장을 부려 9시에 나왔더니 출 퇴근 하는 사람도 없고 매우 한산합니다.

 

 

 

초반부터 엄청난 경사로 구간입니다.

이때부터 힘이 빠지기 시작한듯 합니다. 

 

friedberg 마을 중앙광장



 

 

Friedberg 마을에 도착.

마을 광장엔 장터가 열려 있습니다. 채소 및 과일 위주라 구매하지 않고 구경만 했습니다.

 

 

마을 출구 부근 에서 만난 개

주인이 나뭇가지를 던져주면 개울도 아랑곳 않고 주워오는 착한 개였습니다.

 



또 한시간 가량을 달려 키싱 마을에 도착 했습니다.

중간에 이정표가 없어서 정말 어렵게 찾았습니다.

마을 어귀에 큰 강이 있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주민들은 낚시를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점심은 만들어 먹을 기운도 없어서, 어제 먹다 남은 자두+포도로 대신했습니다.

당연히 포도인줄 알고 마트에서 구매했는데 안에 자두 만한 씨가 들어있고 자두맛이 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키싱 마을 이후로는 레히 강을 따라서 쭈욱 달리면 됩니다.

이때까지는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고 생각했으나 큰 오산이었습니다.

 

 

길을 달리다 발견한, 하늘과 완벽히 대칭을 이루는 강.

경치가 너무 멋져서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수영이라도 하고 싶지만, 오늘은 너무 힘들기에 참기로 합니다.

 

 

 

 

강을 반바퀴쯤 달리다가 숲이 우거진 사진상의 길로 들어갔어야 했습니다.

표지판이 없어서 여기가 길인줄도 모르고 세바퀴를 같은 자리를 맴돌았습니다.

멀리서 자전거 탄 사람이 오는것을 보고서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독일 집은 어떻게 짓나 궁금했었는데 운이 좋게도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위에 있는 이정표....

이것을 보지 못해서 10km 쯤 직진하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렇게 바위에 표지판이 있을 줄 이야...

 

 

란츠베르크 암 레히 까지는 5km 나 남은상황 입니다.

계획상으론 란츠베르크를 넘어서 까지 더 가야 했지만 체력이 고갈되어

오늘은 란츠베르크 암 레히 캠핑장에서 자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후부터는 멈춰서 사진찍기도 힘든 관계로

캠핑장 도착할때 까지 사진 한장 찍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란츠베르크의 캠핑장.

2시에 도착했는데 리셉션은 3시까지 휴식이라

한시간 동안 리셉션 앞에서 기진맥진하여 누워있었습니다.

 

 

 

텐트가 노란색이어서 그런지 벌이 계속 달라붙어서 결국 텐트 안에서 요리를 했습니다.

마치 사우나에 있는 기분 입니다.

 

장보러갈 힘도 없어서 남은 파스타를 그냥 다 털어 넣고 조리해서 먹었습니다.

반봉지 양이었는데 싹 비웠습니다.

먹고 나니 훨씬 몸이 괜찮은 것이 아마 점심을 자두로 떼워서 힘이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내일은 대망의 종착지인 퓌센까지 한번에 갈지 이틀에 나누어 갈지 한참을 고민하다 잠이 들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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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8일차(8월 1일) Harburg(Schwaben)-Donauworth-Rain-Augsburg

 

당일: 88km / 누적: 316km

 

오늘도 아침 7시에 자동으로 일어났습니다. 새벽에는 잠을 좀 설쳤습니다. 이 마을은 15분마다 한 번씩 한시간에 네번, 정각에는 시간 숫자 대로 마을 중앙에 있는 큰 종이 자동으로 울립니다. 

새벽에도 예외는 없어서 종소리가 때문에 몇 번이나 놀라 깼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적응이 되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은가 봅니다.

 

개울가에서 간단히 씻고, 파스타 도시락을 만들어 싸고 출발했습니다.

 

 

 

오늘도 구름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입니다.

동산 너머로 보이는 하부르그 마을을 뒤로하고 도나우worth 마을로 향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나우worth 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진입로를 몰라 한참 헤메었습니다. 이렇게 마을 입구에 난 터널을 지나야 마을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앞에 가는 동네 어린이들을 만나서 겨우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마을 이름에 도나우가 지나는 마을 답게 도나우강이 마을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2번째로 긴 도나우강, 이강이 흘러서 흑해까지 흐른다고 합니다.  맑고 시원스레 흐르고 있습니다.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 입니다. 이렇게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독일 남부지방 즉, 바이에른 주로 내려갈 수록 경치가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평지도 넓고 일조량도 충만하니 길 곳곳에 이렇게 태양열 발전기가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늘 목적지 아우구스부르크 까지는 이렇게 작은 개천을 따라서 달리기만 하면 되니 참 편했습니다.

길을 잃을 필요도 없고 그저 개천 줄기를 따라 쉬엄쉬엄 가면 되는 구간입니다.

 

 

점심은 아침에 미리 조리해서 넣어둔 크림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파스타가 불어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되어 있었는데

시장이 반찬인지라 순식간에 비워버렸습니다.

 



달리다가 웬 발가벗은 젊은 남녀가 숲속에서 뛰어 나오길래 깜짝놀라 잠시 멈추고 찾아들어가서 발견한 냇가 입니다.

아주 얕은 개천으로 자갈밭을 유유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관광책자 등에는 언급이 되어 있지 않아서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텐트도 치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적하고 시원하여 들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이렇게 물이 맑았습니다.

여기서 캠핑을 하고 하룻밤 묵어갈까 생각했으나, 구비해놓은 식량이 없어서 아쉽지만 잠시 쉬어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도착한 아우구스부르크 입니다.

인구 2600만의 대도시로 구자철 선수가 뛰었던 FC 아우구스부르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대도시에 오니 복잡하고 어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선거 벽보인것 같은데 저렇게 낙서를 해놓았습니다.

 

선거 벽보가 있던 다리를 건너 구글지도에 제일 먼저 보이는 캠핑장에 도착했더니 카라반(캠핑카)전용 캠핑장입니다.

그냥 텐트 치고 자면 안되냐고 물어보니 위험해서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근처에 잘만한데가 없냐고 물으니 시내에 호스텔이 있다고 고맙게도 주소까지 적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시내 중심부 호스텔.

6인실이고 1박에 19유로 입니다.

방에 도착하니 독일인 커플과 리비아인 할아버지 한분이 계셨습니다.

독일인 커플은 내가 자전거 타고 여행하는 이길(로만틱가도)을 걸어서 여행중이라고 한다.

남자는 머리를 완전히 밀었길래 스킨헤드인가 싶어 겁먹었는데 아주 친절하고 좋은 친구였다.

 

덧붙이자면, 아무렇지도 않게 남녀가 같이 묵는 호스텔 문화도 신선했다.

 

리비아 할아버지도 뭔가 말을 많이 하셨는데 영어인듯 하면서도 신기하게도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몇개 들은 단어는 '이집트' ,'붐' 이었는데 불안한 북아프리카 정세에 대해 말하고 싶었나 추측할 뿐입니다.

 

 

이렇게 개인 사물함도 있고 시설도 깨끗해서 아주 괜찮았습니다.

 

 

 

샤워부터 하고 재빨리 시내에 있는 마트부터 가서 너비아니와 매우 비슷한 돼지고기 기반의 즉석식품과 산딸기를 사와서 조리해 먹었습니다. 주방은 호스텔 안에 있어서 언제든 사용할 수가 있었습니다. 

 



조금 쉬다가 해가 질 즈음 시내구경을 나왔습니다.

호스텔에서 준 한장짜리 관광지도를 참고하여 발길 닿는대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지만 건물은 모두 신식입니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주둔지로 쓸때부터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2차대전 이후 재건하여서 그런지 오래된 건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눈에 띄는 건물 위주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루터의 종교개혁이 이루어진 교회도 아우구스부르크 안에 있는데 밤이 늦어서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다 발견한 전화부스 안의 의자가 독특하여 찍어 보았습니다.

 

9시쯤 숙소로 돌아와 보니 다들 조용히 자고 있길래 저도 조용히 들어가서 잠을 청해 봅니다.

 

오늘은 계산해보니 88Km나 달렸는데 신기하게도 전혀 피곤하지가 않았습니다.

몸이 이제 적응한건지, 내일 하루 더 달려봐야 알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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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7일차(7월 31일) Dinkelsbuhl-Wallerstein-Nordlingen-Harburg(Schwaben)

 

당일: 61km / 누적: 228km

 

오늘의 조식

오늘은 7시에 일어났습니다.

어제 같이 저녁을 먹었던 다른 사람들은 벌써 짐을 다 싸고 출발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약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침은 어제 산 빵으로 대충 먹었습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빵인데 기분탓인지 달지도 않고 맛있습니다.

 

 

 

오늘의 구간은 거의다 사진과 같은 숲길입니다.

어제는 운치가 있었는데 오늘은 간간히 비도 내리고, 날씨도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무도 없는 빽빽한 숲속 길을 계속 혼자 가다보니 조금 무섭기도 합니다.

 

숲길이다 보니 굵은 자갈이 섞여 있는 비포장 도로입니다.

승차감이 좋지 않습니다. 혹시 펑크라도 날까 조마조마 하며 달렸습니다.

어지간하면 펑크가 나지 않는다는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지만 

짐 무게와 제 몸무게가 있다보니 타이어에 스트레스가 많이 갈 듯 합니다.

 

미드에서나 나올듯한 숲속 초소






자전거를 타면서 중간중간 사진을 찍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속도를 포기해야 하니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할때 힘이 배로 듭니다.

하지만 이런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면 힘들어도 잠시 멈춰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보리밭이 슬슬 지겨워 질 때쯤 다음 마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다음 도착지인 Wallerstein 마을이 7km 밖에 안남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더 힘을 내봅니다.

 

Wallerstein 마을 도착 이곳에서 점심도 먹고, 쉬어 가기로 합니다.

입구에 덩그러니 벤치가 놓여 있길래 한 컷 찍어 보았습니다.

역시나 시골마을이고, 평일 낮이다 보니 사람 한명 마주치기 힘듭니다.

 

장거리를 달리다 보니 날이 갈 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중간에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날도 필요한것 같습니다.

 

 

어제 먹다 남은 수박을 점심 대신 먹었습니다.

락앤락 통을 가져간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다만 점심을 해먹기가 귀찮아서 이렇게 과일로 떼우다 보니 

오후에는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wallerstein 마을 안에 있는 집입니다.

집집마다 저렇게 학 모양이 세워져 있었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집 색깔과 잘 조형물이 잘 조화되어 있는 것을 보니 집 주인이 인테리어에 꽤나 관심이 많은 듯 해보입니다.

 

wallerstein을 지나 Nordlingen 마을로 곧장 향했습니다.

사진의 가운데 있는 탑은 노들링겐마을 안에 있는 교회의 '대니얼'이라고 부르는 탑으로 매우 높아 전망이 좋다고 합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반지의 제왕 모르도르의 탑 같이 보이는데 전망이 좋을 것 같아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노들링겐 마을에 도착. 이곳은 관광지이다 보니 오전에 지나쳤던 마을과는 다르게
관광객도 많고, 활기찬 느낌입니다.

 

마을의 상징이 달팽이 인듯 합니다. 달팽이 집을 아까 말한 탑들이 꾸미고 있습니다.

노들링겐은 월석이 떨어져 생긴 마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당시 발견된 월석도 마을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는데 찾아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지체없이 바로 마을 중심에 있는 교회에 가서 대니얼 탑을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마을 초입 멀리서도 보이던 대니얼 탑.

 

 

아주 오래된 건물로 이런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합니다.

입장료는 3유로 입니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지 않기에 신나서 올라갔더니 꼭대기 바로 앞에서 받고 있습니다.

다시 내려가기 힘들다는 심리를 잘 이용한듯 합니다. 

 


계단을 다 올라가면...


360도로 이런 동화에서 볼 듯한 마을의 풍경이 펼쳐 집니다.

오밀조밀한 마을 근처에는 높은 빌딩이 없어서 저 멀리 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파노라마 풍경

 

내려와서 보니 이제 겨우 14시를 지나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이 마을에서 하루 자고 가는 것이었지만

여기서 머물기엔 남은 시간이 조금 아까워서 조금 더 달려 Harburg 마을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마을 출구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디까지 가냐고 물으셔서 Harburg 까지 간다고 했더니 당신들도 거길로 간다고 따라오라고 하십니다.

앞에서 길을 잡아주시니 한결 수월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연세가 꽤 많으신것 같은데 어찌나 쉽게 달리시는지 오히려 제가 힘이 달렸습니다.

 

독일에는 자전거 여행을 하시는 노부부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참 보기 좋았습니다.

같이 늙어 간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서 가이드를 해주시니 1시간도 안걸려서 

 

시원한 냇가와 멋진 성을 가지고 있는 하부르그 마을에 도착 했습니다.

여행자가 많이 머물지 않는 마을이라 관광정보 센터는 3시까지 밖에 안해서 이미 문을 닫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여쭤보니 근처에 캠핑장도 없다고 합니다.

날씨도 좋은데 또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기는 아쉬워서 저 성 위에 올라가 비박(야영) 할 곳을 찾아 보기로 합니다.

 


여기도 나쁘지 않은 경치를 보여줍니다.

 


마을 입구 다리 근처에 텐트를 치기 적당한 지역이 있기에 오늘은 저기서 야영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리 위에서 낚시를 하시는 동네 주민께 저 앞에서 텐트를 치고 자도 되냐고 물어보니, 깨끗히 치우고만 가면 상관없다고 합니다.

잠깐 쉴겸 낚시 하시는걸 지켜 봤는데 간간히 고기가 잡히는 걸 보니 물이 맑은 것 같습니다.


텐트 사이트를 정하고 보니

텐트 앞으로는 이렇게 마을의 성이 보이고

 


백조가 노니는 개천을 볼 수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수영을 하고 있길래, 샤워도 할겸 저도 물에 들어갔다가 나왔습니다.

 

저녁으로는 컵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컵 파스타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0.45 유로 밖에 안하길래 샀는데 정말 맛이 없었습니다.

물에 파스타랑, 토마토 소스 타서 조리하지 않고 먹는 맛입니다.

 

저녁밥은 별로 였지만,

조용히 흐르는 물 소리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게 잠을 잤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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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6일차(7월 30일) Rottenburg-Schillingsfurst-Feuchtwangen-Dinkelsbuhl

 

당일: 59Km / 누적: 167Km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행이 날씨가 좋아졌습니다.

오랜만에 따듯하게 자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조식도 먹고 느긋하게 9시에 출발했습니다.

Schillingsfurst 가던길에 정원이 멋있는 집이 있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일텐데 이렇게 잘 꾸며논 것을 보면 정말 부지런들 한것 같습니다.

 


평탄한 길을 달려 어느덧
Schillingsfurst에 도착했습니다.

유명한 마을이 아니므로 이번엔 그냥 지나치기로 했습니다.


딩케스벨 가는 길은 이렇게 간간히 숲길도 있어서 달리기 편했습니다.

숲길에 들어서면 온도가 급격히 서늘해지기 때문입니다.

차 한대 없는 고요한 숲길을 달리는 것도 매우 좋았습니다.


광활한 들판과 하늘.


 

 


Feuchtwangen 마을. 날씨가 좋으니 마을이 한편의 동화 같습니다.

 


마을 옆에 고요하고 작은 호수가 있어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조금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빵에 딸기쨈을 발랐을 뿐이지만 여유롭게 점심을 먹으니 매우 좋았습니다.



오늘은 계속 이런 숲길이 이어집니다. 간간히 비포장 도로가 나오기 때문에 로드로 로만틱가도를 완주하기에는 무리일듯 합니다.


잠시 쉬려고 자전거를 세웠다가 발견한 산딸기. 숲길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습니다.



사람 한명 없는 고요한 길이 쭈욱 이어집니다.

 



 






만개한 해바라기. 자전거를 타고 오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 입니다.

 

 

 

 

그렇게 길을 달려, 오후 3시쯤 되어 뒹켈스뷀에 도착 했습니다.

이 마을도 로텐부르크 못지 않게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가볍게 마을 구경을 마치고, 마을 바로 옆에 있는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DCC는 도이치 캠핑 클럽의 약자로, 독일 전국에 캠핑장을 운영하는 대형 캠핑 체인입니다.

가격은 12유로로 2유로 정도 다소 비싼감은 있으나 시설이 정말 좋습니다.

 

시설을 둘러보면

 


화장실은 매우 깔끔하고 넓습니다.



개인형 샤워시설, 뜨거운 물도 잘 나옵니다.



심지어 헤어드라이기도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캠핑장에서 5분 거리에 REWE 마트가 있어서 저녁은 푸짐하게 먹기로 하고 고기를 사왔습니다. 

양념이 된 돼지 등심으로 2.5유로입니다. 신기하게도 우리나라 고추장돼지양념이랑 비슷한 맛이 납니다.

가격에 비해 양이 많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후식으로는 요플레를 먹었습니다. 0.5유로로 Ja!는 REWE의 자체상품(PB)로 경쟁제품 대비 30~40% 정도 가격이 싸서 자주 이용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박을 먹었습니다. 도착한 이후로 시원한 수박을 꼭 먹고 싶었는데

마침 작게 잘라놓은게 있어서 바로 샀습니다.

 

샤워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이전 마을에서 만났던 벨기에인 자비에(고등학교 경제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고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로의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보니 마침 독일인 대학생 커플이 도착해서 자리를 피길래,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고 같이 먹었다. 자전거 여행자라는 공통의 유대감으로 다른 나라 사람과 이렇게 거리낌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게 자전거 여행의 묘미가 아닌듯 싶습니다.

 

저녁을 먹으며, 독일인 학생들도 경제학이 전공이라 유럽의 경제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냥 심각할때 같이 심각해하고 웃을 때 같이 웃었습니다.

 

단, 한가지 건진것은 독일인 학생들이 수돗물(Tap water)을 그냥 먹길래 괜찮냐고 물었더니, 독일의 상수도 관리체계에 대해서 상당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 장황한 설명을 했습니다.

결론은 석회가 섞여 있다고는 하나 먹어도 상관없다길래, 이날 이후로는 저도 계속 수돗물을 먹었다.

물 사러 귀찮게 돌아다닐 필요도 없고 그때 그때 시원한 물을 얻을 수 있어서 매우 편했습니다.

 

웃고 떠들다보니 어느덧 피곤해져서 9시에 각자의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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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5일차(7월 29일) Bad Mergentheim-Weikersheim-Rottingen-Creglingen-Rottenburg

 

당일: 50Km / 누적: 108Km

 

 

아침 7시 기상 . 아침까지도 계속 비가 왔습니다.

눈을 떠보니 사진과 같은 큰 민달팽이가 여기저기에 붙어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땅이 딱딱해서 텐트 팩을 대충 박았더니 물을 튕겨내지 못하고 텐트가 이렇게 흠뻑 젖었습니다.

습해서 그런지 빨래도 전혀 마르지 않았습니다. 하루 쉬어갈까, 그냥 갈까 고민하다 하루종일 텐트안에서 할 것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부터 가는 길에는 보리밭 말고 옥수수 밭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로만틱가도는 농지를 가로질러 가다보니 사과나무, 옥수수, 포도 등 많은 먹을거리가 길 옆으로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사과나무 밑에 사과가 몇개 떨어져 있길래 하나 주워먹어 봤는데 아직 익지 않아 맛은 없었습니다.



12km를 달려 Weikersheim에 도착. 날씨가 흐리니 고딕풍의 도시가 조금 을씨년스럽습니다.


비가 오니 마을엔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합니다. 오후부터 장대비가 쏟아진다고 예보가 되어있어,

아쉽지만 서둘러 다음 마을로 향했습니다.

 


가던길에 보이던 양들. 휘파람을 불면 저 많은 양들이 한번에 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는데 그 모습이 매우 귀여웠습니다.


Creglingen 마을에 도착하여 점심대신 먹었던 자두.

미리 락앤락 통을 2개 가져갔는데 먹다 남은 음식을 싸기도 하고, 저렇게 과일도 싸서 넣어가지고 다녔습니다. 매우 유용했습니다. 자두는 6개에 3천원 정도 하는데 매우 크고 싱싱했습니다.

 


풍력 발전기. 들판이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불고, 풍력발전기까지 설치해 놓았으니 평소에도 바람이 많은 지역인듯 합니다. 이 구간은 내내 맞바람이 불어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덧 도착한 로텐부르크 O.D.T. 확실히 뙤약볕 보다는 흐린날씨가 달리기엔 훨씬 나은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습니다. 체력적으로 더 갈 수 있었지만 오후 늦게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우가 예상되어 있기도 하고 이곳, 로텐부르크가 큰 도시라서 하루 묵어 가기로 했습니다.

 

 

텐트고 남은 옷이고 다 젖어서 오늘은 캠핑 대신 숙박시설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호스텔은 이미 예약이 다 차서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했습니다. 

길에서 인터넷을 연결해서 숙소를 찾아보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괜찮은 숙소를 알고 있다고 알려준 곳입니다.

자전거 여행자임을 알고 나름 저렴한 숙소를 알려주신듯 합니다.

 

가격은 조식 포함 40유로, 캠핑의 4배긴 하지만 재정비도 하고, 하루쯤 편하게 자는 것도 괜찮을것 같았습니다.

이곳 로텐부르크는 로만틱가도에서도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웬만한 호텔은 최소 80유로라서 호텔은 엄두도 못냈습니다.

여기 게스트 하우스는 자전거 여행자가 많아서인지 자전거도 무료로 보관해주고 아주 친절한 곳이었습니다.

 

에어콘은 없지만, 제습기는 있어서 젖은 빨래와 텐트를 바닥에 널어 말리고, 재빨리 샤워를 하고 시내구경을 나갔습니다.

 

 

로텐부르크는 9세기경에 조성된 마을로 아직까지 성벽이 온전히 보전되어 있습니다.(사진은 다음날 아침 찍은 사진)

그래서 이렇게 성벽을 올라가 산책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오래된 건물



도시 내에 있는 성당 앞





 

중세 마을의 모습을 고즈넉히 가지고 있는 로텐부르크는 조금씩 내리는 비와 어우러져 신비한 분위기를 뿜어냈습니다. 나중에 더 검색해보니 독일에서 인기 1, 2위를 다투는 관광지라고 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일본인 관광객이 아주 많았습니다.

 


광장에 있는 유명한 건물인데 또 공사중이어서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밑에 자세히 보면 그림으로 가림막이 쳐져 있음)


 

작년에 한국에서 대 히트를 쳤던 슈니발렌의 원조입니다.

추가 토핑이 되어있는 슈니발렌은 2.5유로 입니다. 특별한 공정이 필요없는 과자이기 때문에 맛은 한국의 것과 똑같았습니다.

 


돌아다니다 보니 은행이 있어 혹시 몰라 돈을 추가 인출했습니다.

master visa 등 글로벌 카드사 마크가 있는 카드는 모두 사용가능 했습니다.

체크카드로 인출 했는데 100 유로에 수수료가 4천원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수수료가 싸서 비상시에 요긴하게 사용할 예정입니다.

 

 

 

 

 

저녁은 사람이 북적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들어가서 위의 자우어크라이텐이라는 것을 시켜보았습니다.

독일에서 꼭 먹어보아야 하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이번 유럽 여행중 먹은 것중에 제일 맛있었습니다.

특히 저 감자가 쫄깃쫄깃 한것이 안에 소시지까지 들어있어서 만드는 법을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10유로로 저렴하지는 않지만 양이 많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재빨리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도 하고, 오랜만에 편안히 잠에 들 수 있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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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4일차(7월 28일) 뷔르츠부르크(wurzburg)-tauberbischofsheim-Lauda-konigshofen-Bad Mergentheim

 

당일: 58Km / 누적:58Km

 



해가 일찍떠서 6시에 일어났습니다.

더워서 텐트 플라이도 설치하지 않고 자다가 새벽에 갑자기 빗방울이 쏟아지는 바람에 황급히 플라이도 설치하고 자전거에 방수도 까지 씌우고 나서야 잘 수 있었습니다. 아침까지도 비가 내렸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에는 날씨가 갠다고 나와 있어 바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옆 사이트에 있는 텐트. 자전거로 홀로 여행하시는 독일인 아주머니로 주말을 맞아 프랑크푸르트에서 여기까지 자전거로 왔고, 오늘 다시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십니다.
독일에는 이렇게 남녀노소 자전거에 짐을 싣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길도 묻는 등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짐을 싸고 출발합니다. 두어번 패킹을 해 보았더니 이제야 좀 익숙합니다.



로만틱가도로 들어서는 길의 표지판 입니다. 저 마크만 따라가기만 하면 종착지인 '퓌센'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코스가 짜여 있습니다..
그러나 저 밤색 표지판은 자동차용 표지판이고, 자전거용 표지판은 녹색 표지판이 따로 있습니다.


 

오늘 먹을 물과 식량을 사러 마트에 들렀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습니다. 독일 모든 마트는 일요일에는 이렇게 문을 닫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당연히 한국처럼 문을 열줄 알고 갔다가 매우 당황했습니다. 다행이도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같은 것들은 연다고 하니 중간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낙엽이 많이 떨어진 로만틱가도 자전거 도로 초입




뷔르츠부르크를 벗어나 처음 만난 마을 Hochberg. 로만틱 가도의 첫번째 마을 입니다.


 

다행히 마을 바로 앞에 있는 주유소에서 편의점을 찾았습니다. 가격은 대략 마트의 2~3배라 비싸지만 어쩔 수 없기에 물과 간편식(샌드위치)를 구매 했습니다.

 



주유소에서 음식을 사고 바로 만난 갈림길. 왼쪽은 가파른 업힐이고 오른쪽은 평지 였습니다. 주위에 표지판도 없고 지도에도 일반 길로 표현되어 있어서 갈림길 앞에서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마을 사람이 오길래 물어보니 그도 고민하다 왼쪽이 맞는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맙다고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려는 찰나, 뒤에서 지켜보던 다른 사람이 대화를 들었는지 오른쪽으로 가도 상관없다고 하며 지나갔습니다.

 

마음은 오른쪽으로 가고 싶지만 길을 알려준 마을 주민에게 미안해서 결국 왼쪽으로 갔는데 끝없는 업힐이라 매우 힘들었습니다.

결국 중간즈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평지인 오른쪽 길로 갔습니다. 훨씬 수월하고 짧은 길이라, 다행이었습니다.  


 

드디어 만난 자전거 도로용 표지판. 이렇게 갈림길마다 다음 목적지와 거리가 잘 나와 있어서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단, 여러 자전거 도로 중에 본인이 계획한 길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로만틱 가도라는 표찰이 붙어 있습니다.

 



지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평쳐진 보리밭.




같이 여행하던 커플. 

독일에서는 같은 자전거 여행자끼리 길에서 마주치면 서로 안면이 없어도 Hallo! 라고 반갑게 인사하고 지나갑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종종 힘들때 큰 힘이 되곤 했습니다.




 

명료하게 써진 직진표시.

 



계속 이런 보리밭과 숲이 어울러진 길을 달렸습니다. 충청/전라도 흔한 길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위에 산이 없다보니 나름 이국적이었습니다.

날씨가 비는 오지 않고 흐리기만 해서 선선하게 달릴만 했습니다.




오후 1시 반 경에 Tauberbischofshim 이라는 마을에 도착 했습니다. 중간 경유지인 마을이니 구경하지 않고 지나가기로 했습니다. 로만틱 가도에 있는 모든 마을이 관광지는 아니고 이렇게 그냥 평범한 마을도 여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마을을 지나치다 보면 일반적인 독일시골 마을을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는데 굉음이 들려서 보니 말로만 듣던 아우토반 인듯합니다.



드넓은 보리밭에 우뚝 서있는 나무



나무 사진을 찍고 마침 허기져서 아침에 주유소에서 산 바게뜨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편의점 샌드위치인데 베이커리 샌드위치 맛이 났습니다. 3천원치고는 혜자 입니다. 빵이 딱딱해 보였는데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윈도우 배경화면 같은 드넓은 초록색 들판입니다. 보기에는 멋지지만 막상 저 안으로 들어가면 잡벌레가 수십마리는 달라붙어서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겠습니다.

 



자전거 표지판이 얼마나 잘 되어 있냐면, 이렇게 별것 없어 보이는 옹벽에도 갈림길마다 방향이 나와 있습니다. 빨리 달리다가 여행중에 몇 번 놓친적이 있었지만, 천천히 가다보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길 중간에 제법 큰 오리들 무리가 길을 막고 있어서 내쫒느라 고생했습니다. 사람하고 친숙해서 그런지 도망도 안갈 뿐더러 너무 컸습니다.

가방에 있던 식빵을 조금 떼서 던저주니 그제야 길을 비켜 줍니다.



오후 3시 부터는 날씨가 맑아졌습니다. 직사광선을 맞으며 달리니 이때부터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서 다음 마을인 Bad Mergentheim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치기로 결정 했습니다.

잘 달리는 사람은 하루에 100km씩 다닌다고 합니다. 전 초보에다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에 50~60km씩 천천히 구경하며 달렸습니다.



 

자전거 길 옆으로 계속 이런 개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이 너무 맑았습니다. 너무 덥길래 그냥 들어가서  젖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누웠습니다. 그럼에도 물구하고 대기가 얼마나 건조한지 30분 정도 달리면 옷이 금새 마릅니다.

 



Bad Mergentheim에 도착해서 우연히도 오전에 갈림길에서 길을 가르쳐 주었던 벨기에 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반가워서 같이 캠핑을 하기로 하고 캠핑장을 찾았다. 캠핑장이 마을에서 10km는 떨어져 있고 길이 복잡해서 둘다 탈진상태 직전에 겨우 찾았습니다.

 

이름은 자비에, 벨기에 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고등학교 선생님이고, 예전에 한국인 여자친구가 있어서 김치와 불고기를 즐겨먹었고 아직도 그때 생각이 난다고 합니다.이 분과는 아우구스브르크 까지 가는 경로가 똑같아서 길과 캠핑장에서 계속 마주쳐서 꽤 친해졌습니다.



 

 

아침에 장을 못봐서 소세지 2개 밖에 안남았다고 했더니 흔쾌히 파스타를 만들어 준다고 하길래 같이 먹었습니다.

 

파스타가 가벼운데다 조리도 간편해서 자전거 여행자들이 많이 먹는다고 하길래, 다음부터는 파스타를 사서 가지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캠핑장입니다. 하루 캠핑요금은 10유로로, 샤워가 무제한이고, 주방에다, 별도 세탁기까지 있으니 매우 고급입니다. 세탁기는 세탁 2유로, 건조 2유로로 그리 싸진 않지만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 세탁물도 얼마 안되는데 건조 비용이 아까워서 세탁만 하고 건조는 대충 텐트 안에 펴서 말렸습니다.

핸드폰 및 보조배터리 충전은 리셉션에 맡겼습니다. 보통 전자기기 충전은 리셉션에 맡기면 잘 충전해서 아침에 돌려줍니다.

 

저 빨간 텐트는 이탈리아에서 온 젊은 커플이었는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텐트치는 것도 도와주고 흥겨운 커플이었습니다. 같은 자전거 여행자끼리 다같이 밖에서 맥주라도 마시기로하고 리셉션에서 사왔는데 갑자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각자 텐트로 들어가 10시쯤 잤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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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7월 27일) 프랑크푸르트-뷔르츠부르크

 

오늘은 로만틱가도의 시작인 뷔르츠부르크(Wurzburg)로 기차를 타고 가려고 합니다.

 


 

숙소에 Wi-Fi가 되서 인터넷으로 기차 시간을 알아보았습니다. 따로 예약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첫차출발시간 까지도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았길래 마인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러 나가 보았습니다.

 



새벽 5시 30분에 벌써 환해진 하늘

 

아침 마인강변의 모습. 사진엔 사람이 없지만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던 오리떼. 사람들이 빵가루를 던져주니 무더기로 뭍으로 나오는데 원근감도 반영해야 겠지만 거의 사람만한 백조 보이시나요?

 

 

강변이 시끌벅쩍해서 가봤더니 토요일마다 열리는 구제장터라고 합니다. 전문 상인도 있고, 집에서 안쓰는 물건을 파는 주민이 한데 어우러져 가판을 설치하고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믹서기 같은 가정/생활 용품이라 제가 살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8시가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마트에서 물과 음식을 샀습니다.
사진은 페트병 보증금 반환기로써 독일에서는 페트병을 사면 무조건 0.25cent의 보증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트마다 저런 반환기가 있어서 다쓴 페트병을 넣으면




위와 같은 영수증이 나오고, 계산대 직원에게 내밀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모으면 은근히 큰돈이라 여행다니면서 주워볼까 했는데
길이나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물을 사서 페트병도 바로 반납할 겸 수낭에 채웠습니다. 독일의 생수는 일반 물보다 탄산수가 더 싼데, 처음엔 밍밍한 사이다 같아서 별로 였으나 먹다보니 소화도 절로 되는 것 같아서
나중엔 오히려 탄산수를 더 찾게 되었습니다.

 

아직 짐싸는게 익숙치 않아서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수낭은 프론트렉에 설치해 놓고 중간중간 물 마시기 편리하도록 사용했습니다.



원래는 중앙역에 가려고 했으나 숙소 근처에 뷔르츠부르크로 갈 수 있는 Sud 역을 구글 맵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뷔르츠부르크로 갈 수 있는 기차는 ICE(KTX급, 예약필요, 자전거 추가 예약 필요), RE(일반열차급, 예약불필요, 자전거 무료) 인데 가까운 거리기도 하고 시간도 많으니 RE급을 타고 갔습니다.


 

표는 간단한 영어만 알면 쉽게 끊을 수 있는데 뷔르츠부르크는 아무리 검색해도 안나오길래 뒤에 있는 아주머니께 물어봤더니 스펠링이 Wurzburg 로 일반 U 자랑 달라서 잘 보고 입력해야 합니다. 가격은 4만원 정도로 싼편은 아닙니다.

 



자전거타신 아주머니가 뛰시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자전거는 무조건 맨 앞칸에 실어야 된다고 합니다. 멍하니 있다가 헐레벌떡 뛰어서 아슬아슬하게 탑승했습니다.



기차 내부 모습.



자전거 전용칸은 널찍하니 잘 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싣고 가기에 수월합니다.





 

다른 열차들과 똑같이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표를 검사합니다. 검사 후에는 표에 탑승일이 표시된 도장을 찍어줍니다.

 



한적한 교외를 지나(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

 



드디어 뷔르츠부르크에 도착 했습니다. 우선 중앙광장(Marketplaz)에 있는 관광센터에 가서 관광 정보를 얻고자 합니다.



뷔르츠부르크 시내. 큰 번화가는 아닙니다.



관광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오른쪽 건물이 관광센터인데, 로만틱가도의 시작 지점이서 건물이 크고 로만틱가도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로만틱가도를 완주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렇게 자전거 여행자용 지도를 공짜로 주었습니다. 대략적인 거점만 나와 있는 지도지만 이정도로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각 도시 설명과 캠핑장, 자전거 수리점 유무 등이 표시되어 있어 여행 끝날때 까지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첫 끼니이므로 광장에 있는 노상 식당에 갔습니다. 영어 메뉴판이 없어서 콜라 포함 15유로로 정당한 것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양이 매우 적었습니다. 감자 으깬것에 야채가 들어가 있는 마치 녹두전을 두텁게 구운 맛과 모양새 입니다. 양이 적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 콜라 3유로, 음식 12유로. 콜라가 생각보다 비쌌습니다.

 



밥을 다 먹고 관광시작. 뷔르츠부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알테마인교 입니다. 마인강을 건너는 다리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다리의 양편으로는 12개의 석상이 서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적한 경관이 일품입니다.

 

 

강을 지나다 보니 저위 마을에서 제일 높은곳에 성이 하나 보였는데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올라가는 길은 상당한 경사도를 가져서 40Kg 정도 되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려니 매우 힘들었습니다.



낑낑대며 약 40분만에 성에 도착 했습니다. 물론 차로 올라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침 관광버스로 모 교육청 소속의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왔었는데 내가 자전거 여행을 왔다고 하니 도전의 상징인 좋은 교육자료라며 사진도 찍어 가셨습니다.



이렇게 성의 입구로 들어가면



라푼젤이 살것 같은 거대한 탑도 보이고 

 

 

옛 모습을 간직한 뷔르츠부르크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장관이 펼쳐 집니다.

 



다시 마을로 내려와서 보니, 하루만에 떠나기는 아쉽기에 오늘은 이 마을 캠핑장에서 캠핑을 하기로 결심하고 구경을 했습니다.



분수에서 시원하게 머리를 감는 사람



마을을 관통하는 트램의 모습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먹으려고 들어간 중국 슈퍼마켓. 가격은 현지가격으로 적절히 올라가 있었습니다.



구 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경계. 사진에 보이는 오래된 성벽을 중심으로 

 

 

구 시가지와 사진에 보이는 신 시가지가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이제 모두 다 둘러본 것 같아서 캠핑장을 찾기 위해 돌아 다녔습니다.

아까 받은 지도에서 가장 가까운 캠핑장을 정하고 강을 따라 곧장 달렸습니다.

 



캠핑장 근처에서 시끌벅적 하길래 봤더니 




이렇게 번지점프 같은 레크리에이션을 하고 있었습니다.





1시간 넘게 달려 한참만에 도착한 '카누클럽' 캠핑장. 강을 따라 카누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캠핑장입니다. 리셉션 센터가 음식점이랑 겸하고 있어서 한참 헤맸습니다. 아래는 할아버지는 이 캠핑장 주인이신데 처음에는 자리가 없다고 거부하다가 혼자 왔고, 다른캠핑장을 가려면 자전거를 타고 또 한참 가야한다고 사정하니 받아 주었습니다. 요즘 동양인들이 단체로 차를 타고 와서 밤새 고기를 굽고 시끄럽게 떠들다가 가서 잘 안받는 다고 합니다.

유럽의 캠핑문화는 밤이 되면 그냥 조용히 자는 분위기이니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캠핑요금은 6.5유로 입니다. 보통 유럽의 캠핑장은 10유로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곳은 사설 캠핑장이라 가격이 매우 저렴했습니다. 대신에 샤워비를 따로 받는데, 샤워하려면 8분에 50Cent 정도를 내야 합니다.(물을 틀지 않은 시간 포함)

 

 



오늘의 캠핑장. 앞에는 강이 있어서 사람들이 수영도 하고 카누도 타는 등 여유로웠습니다.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였더니 피곤한지라 얼른 텐트를 치고 누워 보았습니다.

 

 

저녁은 따로 장을 볼 힘이 안나서 아침에 마트에서 산 소세지와 빵으로 해결했습니다. 독일에 왔으니 소세지는 먹어야 될 것 같아서 샀는데 매우 짰습니다. 물에 데쳐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네개 한 세트에 1/2 유로이니 참고 먹기로 합니다. 

 

지도를 보면서 내일 일정을 세우고나서 시차적응+자전거여행 여독으로 인해 피곤해서 8시에 잠을 청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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