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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4일차(7월 28일) 뷔르츠부르크(wurzburg)-tauberbischofsheim-Lauda-konigshofen-Bad Mergentheim

 

당일: 58Km / 누적:58Km

 



해가 일찍떠서 6시에 일어났습니다.

더워서 텐트 플라이도 설치하지 않고 자다가 새벽에 갑자기 빗방울이 쏟아지는 바람에 황급히 플라이도 설치하고 자전거에 방수도 까지 씌우고 나서야 잘 수 있었습니다. 아침까지도 비가 내렸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에는 날씨가 갠다고 나와 있어 바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옆 사이트에 있는 텐트. 자전거로 홀로 여행하시는 독일인 아주머니로 주말을 맞아 프랑크푸르트에서 여기까지 자전거로 왔고, 오늘 다시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십니다.
독일에는 이렇게 남녀노소 자전거에 짐을 싣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길도 묻는 등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짐을 싸고 출발합니다. 두어번 패킹을 해 보았더니 이제야 좀 익숙합니다.



로만틱가도로 들어서는 길의 표지판 입니다. 저 마크만 따라가기만 하면 종착지인 '퓌센'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코스가 짜여 있습니다..
그러나 저 밤색 표지판은 자동차용 표지판이고, 자전거용 표지판은 녹색 표지판이 따로 있습니다.


 

오늘 먹을 물과 식량을 사러 마트에 들렀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습니다. 독일 모든 마트는 일요일에는 이렇게 문을 닫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당연히 한국처럼 문을 열줄 알고 갔다가 매우 당황했습니다. 다행이도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같은 것들은 연다고 하니 중간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낙엽이 많이 떨어진 로만틱가도 자전거 도로 초입




뷔르츠부르크를 벗어나 처음 만난 마을 Hochberg. 로만틱 가도의 첫번째 마을 입니다.


 

다행히 마을 바로 앞에 있는 주유소에서 편의점을 찾았습니다. 가격은 대략 마트의 2~3배라 비싸지만 어쩔 수 없기에 물과 간편식(샌드위치)를 구매 했습니다.

 



주유소에서 음식을 사고 바로 만난 갈림길. 왼쪽은 가파른 업힐이고 오른쪽은 평지 였습니다. 주위에 표지판도 없고 지도에도 일반 길로 표현되어 있어서 갈림길 앞에서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마을 사람이 오길래 물어보니 그도 고민하다 왼쪽이 맞는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맙다고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려는 찰나, 뒤에서 지켜보던 다른 사람이 대화를 들었는지 오른쪽으로 가도 상관없다고 하며 지나갔습니다.

 

마음은 오른쪽으로 가고 싶지만 길을 알려준 마을 주민에게 미안해서 결국 왼쪽으로 갔는데 끝없는 업힐이라 매우 힘들었습니다.

결국 중간즈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평지인 오른쪽 길로 갔습니다. 훨씬 수월하고 짧은 길이라, 다행이었습니다.  


 

드디어 만난 자전거 도로용 표지판. 이렇게 갈림길마다 다음 목적지와 거리가 잘 나와 있어서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단, 여러 자전거 도로 중에 본인이 계획한 길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로만틱 가도라는 표찰이 붙어 있습니다.

 



지평선 너머까지 끝없이 평쳐진 보리밭.




같이 여행하던 커플. 

독일에서는 같은 자전거 여행자끼리 길에서 마주치면 서로 안면이 없어도 Hallo! 라고 반갑게 인사하고 지나갑니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종종 힘들때 큰 힘이 되곤 했습니다.




 

명료하게 써진 직진표시.

 



계속 이런 보리밭과 숲이 어울러진 길을 달렸습니다. 충청/전라도 흔한 길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위에 산이 없다보니 나름 이국적이었습니다.

날씨가 비는 오지 않고 흐리기만 해서 선선하게 달릴만 했습니다.




오후 1시 반 경에 Tauberbischofshim 이라는 마을에 도착 했습니다. 중간 경유지인 마을이니 구경하지 않고 지나가기로 했습니다. 로만틱 가도에 있는 모든 마을이 관광지는 아니고 이렇게 그냥 평범한 마을도 여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마을을 지나치다 보면 일반적인 독일시골 마을을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는데 굉음이 들려서 보니 말로만 듣던 아우토반 인듯합니다.



드넓은 보리밭에 우뚝 서있는 나무



나무 사진을 찍고 마침 허기져서 아침에 주유소에서 산 바게뜨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편의점 샌드위치인데 베이커리 샌드위치 맛이 났습니다. 3천원치고는 혜자 입니다. 빵이 딱딱해 보였는데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윈도우 배경화면 같은 드넓은 초록색 들판입니다. 보기에는 멋지지만 막상 저 안으로 들어가면 잡벌레가 수십마리는 달라붙어서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겠습니다.

 



자전거 표지판이 얼마나 잘 되어 있냐면, 이렇게 별것 없어 보이는 옹벽에도 갈림길마다 방향이 나와 있습니다. 빨리 달리다가 여행중에 몇 번 놓친적이 있었지만, 천천히 가다보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길 중간에 제법 큰 오리들 무리가 길을 막고 있어서 내쫒느라 고생했습니다. 사람하고 친숙해서 그런지 도망도 안갈 뿐더러 너무 컸습니다.

가방에 있던 식빵을 조금 떼서 던저주니 그제야 길을 비켜 줍니다.



오후 3시 부터는 날씨가 맑아졌습니다. 직사광선을 맞으며 달리니 이때부터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서 다음 마을인 Bad Mergentheim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치기로 결정 했습니다.

잘 달리는 사람은 하루에 100km씩 다닌다고 합니다. 전 초보에다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에 50~60km씩 천천히 구경하며 달렸습니다.



 

자전거 길 옆으로 계속 이런 개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물이 너무 맑았습니다. 너무 덥길래 그냥 들어가서  젖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누웠습니다. 그럼에도 물구하고 대기가 얼마나 건조한지 30분 정도 달리면 옷이 금새 마릅니다.

 



Bad Mergentheim에 도착해서 우연히도 오전에 갈림길에서 길을 가르쳐 주었던 벨기에 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반가워서 같이 캠핑을 하기로 하고 캠핑장을 찾았다. 캠핑장이 마을에서 10km는 떨어져 있고 길이 복잡해서 둘다 탈진상태 직전에 겨우 찾았습니다.

 

이름은 자비에, 벨기에 에서 경제를 가르치는 고등학교 선생님이고, 예전에 한국인 여자친구가 있어서 김치와 불고기를 즐겨먹었고 아직도 그때 생각이 난다고 합니다.이 분과는 아우구스브르크 까지 가는 경로가 똑같아서 길과 캠핑장에서 계속 마주쳐서 꽤 친해졌습니다.



 

 

아침에 장을 못봐서 소세지 2개 밖에 안남았다고 했더니 흔쾌히 파스타를 만들어 준다고 하길래 같이 먹었습니다.

 

파스타가 가벼운데다 조리도 간편해서 자전거 여행자들이 많이 먹는다고 하길래, 다음부터는 파스타를 사서 가지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캠핑장입니다. 하루 캠핑요금은 10유로로, 샤워가 무제한이고, 주방에다, 별도 세탁기까지 있으니 매우 고급입니다. 세탁기는 세탁 2유로, 건조 2유로로 그리 싸진 않지만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입니다. 세탁물도 얼마 안되는데 건조 비용이 아까워서 세탁만 하고 건조는 대충 텐트 안에 펴서 말렸습니다.

핸드폰 및 보조배터리 충전은 리셉션에 맡겼습니다. 보통 전자기기 충전은 리셉션에 맡기면 잘 충전해서 아침에 돌려줍니다.

 

저 빨간 텐트는 이탈리아에서 온 젊은 커플이었는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텐트치는 것도 도와주고 흥겨운 커플이었습니다. 같은 자전거 여행자끼리 다같이 밖에서 맥주라도 마시기로하고 리셉션에서 사왔는데 갑자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각자 텐트로 들어가 10시쯤 잤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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